◆…청와대 정문 전경 (조세일보 자료사진)

청와대는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금강산 개별관광 추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데 대해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해리스 대사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가 미국과의 사전 협의를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과 조속한 북미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미국과는 항시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전날 외신 간담회를 가진 해리스 대사가 문 대통령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필요를 강조하면서 '한미 워킹그룹을 통한 처리'를 언급했을 때 청와대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주권국 대통령의 언급을 주재국 대사가 관여한 데 대한 강한 경고 의미와 함께 주권국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무관한 남북협력과 관련해선 미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면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해 주권국에 대한 개입으로 비쳐 논란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지역 협력, 개별 관광 같은 것은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