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1단계 무역 합의를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서명식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VOA방송 캡처)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지난 2018년 7월 미·중간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 18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간 86쪽에 달하는 합의안에 서명한 내용을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번 합의의 주요 내용은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해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해주는 대가로,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와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은 향후 2년간 2017년 대비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키로 했다. 첫해에 767억달러, 다음해에는 1천233억달러를 구매한다는 조건이다.

향후 중국이 2년간 4개 부문에서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에 대해서 VOA는 "작년에만 4천200억 달러에 달했던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기업 비밀 절취에 대한 처벌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은행 증권 보험 등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을 약속했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부과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천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철회했다. 그리고 합의에 따라 텔레비전이나 운동용품 등 소비재를 포함한 1천2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이 경쟁적 절하를 삼가고, 환율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데 동의해 지난해 8월 지정했던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하기로도 했다.

그러나 산업장비와 기계가 포함된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에드워드 앨던 선임연구원은 "무역 1단계 합의가 양국의 주요 쟁점을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양측 모두에 어느 정도의 승리를 안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간 2단계 무역 협상 시기'와 관련해선 "중국으로선 경제 성장을 가로막던 관세, 무역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호황을 업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1단계 합의만으로도 큰 성과이기 때문에 굳이 추가 회담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협상단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기자들에게 "단기적으로 1단계 합의 이행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추가 협상은 그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협상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직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이번 합의로 경제적 정의의 미래와 미국 노동자들과 농부, 그리고 가정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간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엔 정, 재계와 외교 인사 200여 명이 함께 했다고 VO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