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한국은행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놓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기재위는 이날 국회에서 한국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6개 기관으로부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업무보고를 청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둔화 대응방안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속히 처리하고 내년도 예산안도 확대 편성하는 등 확장재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하면서 앞으로도 완화된 통화정책으로 갈 것으로 시장은 예측을 하고 있다"며 "이에 적정한 정책조합 측면에서 확장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89일째 표류 중인데 이게 빨리 통과돼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도 더 확장적으로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한국당이 끝까지 추경에 협조를 안해주면 2.2% 전망보다 더 떨어지지 않겠냐"고 질의했고 이 총재는 "추경이 안 된다면 우리가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한 (추경의) 효과 만큼은 성장률이 낮아질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경제가 어렵다고 정부를 공격하고 난리를 피면서도 막상 정부가 하려는 것을 다 발목을 잡는다"며 "그 점을 우리 국민들도 명확히 알 것이다. 우리 경제의 최대 걸림돌은 경제 위기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자유한국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정부는 6조7000억원의 추경을 통해 0.1%포인트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추정하고 있다"면서 "2.2%의 성장률 전망은 정부 측에서 예측한 0.1%포인트 상승 효과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추경이 적절한 시기에 통과되지 않으면 또 다시 경제성장률 전망을 재조정해야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국당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장기 국면으로 돌입하면 우리 경제에 미칠 타격이 적지 않은만큼 대일(對日) 특사 파견 등의 외교적 해법을 주장했다.

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정부는) 지금 죽창가나 국채보상운동을 운운하면서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양국 간 감정대결을 격화시키는 것을 중단하고 적극적으로 외교적 해법에 나서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일본에 특사를 보내든지 직접 정상외교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되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가능성도 열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추가 금리인하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을 성장률 전망치에 부분적으로 반영했다고 하는데 학계에서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3개 품목만 못 들어 오게 돼도 (우리 성장률이) 0.12%포인트 떨어지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얘기하는 100개 리스트를 다 반영하면 0.9%포인트가 떨어진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명재 한국당 의원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일본 은행들이 단기대출 만기연장을 거부해서 국가부도 사태로 빠졌다"며 "혹시라도 일본의 암묵적 지시로 한국에 있는 금융기관에서 여신을 한꺼번에 회수하거나 투자금을 일시에 빼낼 가능성을 어떻게 보냐"고 따져물었다.

이밖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맞춰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상하는 것 아니냐며 한은의 독립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