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본사 건물.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 고비를 넘기며 1차관문을 통과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산 넘어 산'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우리금융지주와 주식이전으로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에서 우리금융지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변경된다.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도 지난 7일 마감 결과 1145만3702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해 1.69% 수준에 머물렀다.

매수대금은 보통주 1주당 1만6079원으로 총 1841억6407만원 상당이다. 매수가격은 신청 마감일인 7일의 주가 1만4550원보다 2159원이 많다.

우리은행 대다수 주주들은 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기대감을 보이며 시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낮은데도 불구하고 지주사 전환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주회사 출범 초부터 주주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켜줘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서 늘어나게 되는 주식수는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먼저 신경이 쓰이는 부문이다. 주식 수가 많으면 회사의 이익이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게 되면 우리은행과 자회사들은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이전된다. 우리은행 주식은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1대 1의 비율로 이전됐다. 우리은행 주식수는 6억7600만주로 우리은행 주주들은 그대로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받게 된다.

자회사의 경우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우리금융지주와 1 : 0.2999709,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 : 0.1888161, 우리신용정보 1 : 1.1037294, 우리펀드서비스 1 : 0.4709031,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1 : 0.0877992의 비율로 각각 우리금융지주 주식과 교환된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자사주 272만8774주도 1대 1로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된다. 우리은행은 약 689만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데 상법 제 342조의 2에 따라 6개월 이내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처분해야한다.

우리금융지주 신주는 내달 13일 상장될 예정이다. 주식시장에 풀려나오는 우리금융지주 주식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 우리은행 경영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최근 1년여 주가 변동 추이. 화면=키움증권 캡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에도 불구하고 낮은 주가로 주주들에게 수익을 안겨다주지 못한다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유혹을 견뎌낸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낮다면 이어 진행될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카드의 자회사 편입 등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지주회사 초기에 적지 않은 M&A 자금이 필요할 뿐아니라 우리금융지주가 발행한 주식을 피인수 회사의 주식과 교환하는 과정에서 교환비율이 불리하게 책정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의 현금동원력을 나타내주는 지표인 현금및 현금성자산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재무 측면에서도 부담이 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9월 말 현재 현금및 현금성자산은 6조 4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6조8125억원에 비해 11.9% 감소했다. 2016년 말의 현금및 현금성자산은 7조5913억원과 비교해 2년도 안돼 1조5868억원이 줄었다.

우리금융지주가 지주회사로 100% 자회사를 갖기 위해서는 현금과 주식교환 등을 방법을 통해 M&A를 해야 하며 과다한 금융부채를 일으킬 경우 자칫 금융비용을 크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금융비용 부담은 회사 수익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고 회사 수익이 떨어지면 주가도 낮아지게 되므로 악순환을 거듭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시작부터 주가 하락, 현금및 현금성 자산 감소, 100% 자회사 M&A 과정에서 쏟아져 나올 지주회사 주식 물량이라는 악재 속에서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