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원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TF 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이 TF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금감원, 금융감독검사 프로세스 혁신안 발표

금융감독원이 3개월에 걸쳐 고심했던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안을 발표했다.

금감원 제재 때 금융사 입장에서 대변하고 진술해 주는 '권익보호관' 제도를 신설하는 등 제재 대상자들의 권익보호에 집중하는 방안을 담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부터 금융감독·검사 제재 프로세스 혁신 TF를 구성해 이 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그간 검사·제재 과정에서 금감원이 위규행위 적발에 중점을 두다 보니 검사를 받는 금융사나 그 임직원의 특수한 사정을 경청하는 데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감원 입장에서도 금융사의 사정을 고려하고 싶지만, 추후 감사 등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경직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금융사 또는 임직원이 검사결과 지적사항에 대해 권익보호를 신청하는 경우 권익보호관이 금융사의 소명을 청취하고 그 타당성을 검토한 후 제재심의위원회에 배석해 그 입장을 대변, 진술한다. 권익보호관은 금감원 검사·제재와의 객관성,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금감원 검사부서로부터 독립된 외부인사가 위촉된다.

고동원 혁신위원장(성균관대 교수)는 "권익보호관는 감사원에서도 운영중에 있는 제도로 어떤 사실관계에 대해 보는 사람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 있어 제재대상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제재심의위원회 부의안건 전체에 대한 사전열람이 가능해진다. 부의안건 사전열람권 행사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최종조치수준, 적용된 양정기준 등 부의예정안 전체에 대한 열람이 허용된다.

아울러 검사업무 수행 및 제재절차 등 프로세스를 철저히 준수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하고, 검사진행 전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한 방안도 담겼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나 거래기업 등에 부당한 피해를 유발하는 영업행태에 검사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만약 지배구조 등에 중요한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개선을 권고하거나 MOU를 체결하고 개선 필요사항을 즉시 공시한다.

최근 끊이지 않고 있는 대주주와 최고 경영진의 위법행위에 대한 엄중처벌도 시행한다.

회사의 경영방침·정책, 내부통제상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기관‧경영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때 대주주 및 경영진의 책임 규명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적으로 문답서 또는 확인서 등도 활용된다.

금감원은 또 금융상품 약관심사를 사후보고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금융상품 약관 제개정에 대한 심사를 사후보고로 전환해 금융사의 상품개발 자율성 및 책임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금융사와의 각종 질의 답변 내용을 감독업무질의시스템에 축적 공유하고, 매년 금융권역별로 중점 점검사항을 포함한 검사업무 운영방향 및 검사휴지기를 발표해 검사 예측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혁신 TF의 권고안을 개정없이 추진 가능한 사항은 즉시 시행하기로 하고 법규개정 필요사항은 금융위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